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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KaraThersa

Prologue



혼자 쓰고, 혼자 읽는 글.






오늘도 시작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악몽의 시작.



 온 사방은 어두웠다. 눈을 천천히 즈려감고 다시 떠봐도 여전히 똑같은 어둠이었다. 익숙한 악취, 코를 찌르는 듯한 이 악취는 익숙할 따름이었다. 나의 과거에 있던 연구소의 그 향, 수많은 친구들의 심장을 앗아간 흔적의 향이라고 할 수 있지. 꿈인 걸 알지만, 그 꿈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는 나도 나였다.


 차가운 바닥을 맨발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갔다. 바닥에는 새빨갛게 물든 혈액들과 실험 가운들, 그리고 친구들의 마지막 모습들.


 걸어나가다 커다란 문이 자리하고 있는 연구실 앞에 자리했다. 끼이익,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았을 땐, 생전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이상한 검은 물체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마치 나를 잡아 먹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어둠으로 파묻히기 시작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똑같은 꿈이었지만 너무 최악이었던 건 어쩔 수 없었지. 나를 끝까지 따라오는 지독한 악몽이니, 어둠이니까. 숨을 내쉬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분명, 내 뒤쪽은 창가일텐데....



고개를 돌려 인기척이 느껴지는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다, 당신 누구야?"



창문 앞에 앉아 날 바라보고 있는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꿈배달 하러 왔어요~"



 무슨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다 있을까. 요즘은 도둑들도 이런 거짓말을 하고 다니는 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외모도 그렇고, 우리 집 층수도 아무나 올라올 수 없는 층수였지. 하지만 꿈 배달이라니, 이 현실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지금 저랑 장난하세…."


"자는 모습도 아름다운 당신이, 끙끙대며 악몽을 꾸기에는 너무 조용하고도 평화로운 밤이잖아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환하게 웃으며 창가에 앉아 말을 건내는 남자였다. 이 상황이 어이가 없긴 했지만, 어쩌면 믿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지.



내가 보내온 시간들보다, 지금 상황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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