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 작성자 사진KaraThersa

Page.1





굉장히 날씨도 좋고, 하루가 나쁘지 않게 흘러갔다. 완벽한 하루가 될 뻔... 했었다.

새벽이 오기 전까지는 완벽한 하루였다.



하루도 빠짐없이 괴롭히는 악몽에 눈을 뜨고 일어나 창문을 열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살랑,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좋다. 뺨을 스치는 이 기분이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기분이었다.

악몽은 싫지만, 새벽의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


지금의 기분이라면 악몽을 다시 꾸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창문을 닫고, 이불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침대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어두운 공간에 홀로 남겨졌다.

악몽을 꾼 것도 얼마나 지났다고, 이렇게 또 꾸게 될 줄이야....


꿈이라는 것을 알지만 역시 좋지 않은 기억이기에, 그저 고통스러운 꿈일 뿐이었다.


눈을 꼭 감고, 구석에 혼자 덜덜 떨며 앉아있었다.


갑자기 눈 앞에 밝은 불빛이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누군가 나의 어깨를 두어 번 툭툭 쳤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들이었다.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일어나 친구들의 손을 잡고 걸어나갔다.


그렇게 악몽으로 끝날 줄 알았던 꿈이 이렇게 끝이났다.


눈을 뜨려는 순간, 누군가의 인기척에 눈을 뜨지 않고 그대로 누워있기만 했다.


"하아암...."


누군가의 하품소리가 들리더니 인기척이 멀어지는 듯하였다. 난 눈을 뜨고, 침대에서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고 손을 뻗어 네 손목을 잡았다.


"어딜...!"


넌 놀란듯한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너를 놓칠 것 같아 손목을 꽈악 잡았다.


"대체, 누구세요? 저번에 했던 말은... 무슨 말이에요? 아니, 아니...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오늘은 그냥 가지 말고, 몇 가지 대답만 해 주세요."


곤란한 듯한 얼굴로 변한 네 얼굴을 보곤, 대답을 들을 수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언가 결심한듯한 네 모습이었다. 몸을 돌려 내 침대 앞으로 다가왔다.


"여기 앉아도 돼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서야 잡고 있는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너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저번에 했던 말은 무슨 뜻이에요? 그러니까, 꿈 배달...? 그거 말이에요."


"음~ 말 그대로예요! 꿈 배달하러 온 거예요~"


"대체... 그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지 않아요?"


"그건 그렇긴 하죠. 하지만 며칠간 안 좋은 꿈 안 꾸지 않았어요? 꿈 일지를 보면, 거의 하루에 한 번씩은 악몽에 시달리는 것 같던데..."


그의 말이 맞았다. 하루에 한 번, 늘 괴롭히던 악몽이 요즘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늘 최악의 결말, 나의 죽음으로만 끝나던 꿈이... 좋은 꿈으로 끝나기 시작할 때가, 이 사람을 만나고 난 후부터였지.


짧은 생각을 마친 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가끔씩 이런 마법같은 일도 있는 거죠~"


나의 과거를 생각하면, 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상식적으로만 따진다면... 과거에 겪었던 일들이 일어날 수가 없는데 말이지.


"또 질문할 거 있어요?"


"그, 지금 조금... 신기하고, 그러니까... 뭔가 머리에서 아직 정리가 안 된 기분이라."


"그럼, 제가 올 때마다 질문 하나씩! 어때요!"


"도망가는 건 아니죠...?"


"저 그래도 여기 오는 거 꽤 좋아하는데요~?"


네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너무 오래 여기 있으면 저도 혼나니까! 내일도 올게요~ 그러니까 오늘은 꿈도 넣어줬으니까, 지금 자도 좋은 꿈 꿀 수 있을 거예요. 우리 내일 봐요!"


말을 끝낸 그 사람은 내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내 이마에 그의 손가락이 닿는 순간, 기억이 흐릿해지며 잠에 빠졌다.


.

.

.


다시 잠들었음에도, 그의 말처럼 좋은 꿈을 꿨다.


평소와는 다르게 개운하게 일어난 기분이었고, 악몽에 시달리지 않았더니 기분이 한껏 좋았다.



Comments


bottom of page